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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STORY #12 랩212 나의 리듬이 빛나는 음악이 되어

SOUNDMUSEUM 2020.10.16
지난 디스토리에서는 소리와 빛, 공간 간의 변주를 통해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확장시키는 도론 사제의 작업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 디스토리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작업으로 다감각적인 경험을 디자인하는 다학제적 콜렉티브 랩212(LAB212)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랩 212 ⓒ Lab212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랩212(Lab212)는 시각예술 전문학교 고블랭(Gobelins, l’école de l’image)에서 미디어와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공부한 동문들이 모여 2008년에 설립한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실험실, 실험적인 작업을 의미하는 Lab과 창립멤버들이 함께 수업했던 강의실의 숫자를 따와 랩212라는 이름을 지었는데요. 예술, 디자인, 컴퓨터 분야를 다루는 조나단 블랑쉐(Jonathan Blanchet), 쥘리에트 샴팽(Juliette Champain), 프랑수아 샤이(François Chay), 시릴 디아뉴(Cyril Diagne), 에릭 에스코피에(Erik Escoffier), 니콜라 귀샤르(Nicolas Guichard), 베아트리스 라뛰그(Béatrice Lartigue), 토비아스 무테시우스(Tobias Muthesius), 피에르 티리옹(Pierre Thirion)로 구성되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과학, 게임, 음악과 접목한 인터랙티브 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Starfield〉, 전시 설치 전경 ⓒ Lab212

그들은 주로 소리나 빛, 바람과 같은 무형적인 요소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과 작품과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탐구하는데요. 대표작 중 하나인 〈Starfield〉(2012)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이미지와 발을 굴러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그네의 특징을 살린 작업으로, 관객이 그네의 리듬을 따라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하며 우주와 나의 관계에 대해 사색하고 천문학적인 상상으로 빠져들게 하는 작업입니다. 이처럼 랩212는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인터랙티브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소개하고, 작품을 놀이로써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Portèe/〉, 전시 설치 전경 ⓒ D MUSEUM

그럼 이번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을 만나보실까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두운 공간에 그랜드 피아노와 천장과 바닥을 가로지르는 빛나는 선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빛나는 선들을 관객이 손끝으로 잡아당기면 자동연주장치가 설치된 그랜드 피아노에서 조화로운 선율이 흘러나오는데요. 관객이 직접 연주하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이 작업은 2014년에 제작된 〈Portèe/〉입니다. Portèe는 프랑스어로 오선보를 뜻하는데요, 전시장에 설치된 각각의 줄이 오선보의 역할을 하고, 관객은 악보 위에 음표를 더하듯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각각의 줄에는 프랑스 작곡가 루이 와린스키(Louis Warynski, aka Chapelier Fou)가 작곡한 1~3가지의 멜로디가 담겨 동시에 여러 줄을 당겨도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도록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Steinway Lyngdorf Model C Music System ⓒ ODE

거기에 이번 작품을 위해 특별히 스타인웨이 링돌프(Steinway Lyngdorf) 사운드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피아노의 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는 스타인웨이 링돌프는 덴마크의 오디오 장인 피터 링돌프와 스타인웨이사가 협업하여 탄생한 브랜드인데요. 아날로그 변환 없이 순수한 디지털 기반의 통합 시스템을 사용하여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직접 방문하시어 전시장이 마치 거대한 악기로 변신한 듯한 루이 와린스키가 작곡한 배경음악의 풍성하고 유려한 사운드를 감상해보세요.



〈Portèe/〉, KIKK Festival 설치 전경 ⓒ Lab212

작품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알아볼까요? 2014년 KIKK 페스티벌, 벨기에의 교회에서 처음 선보인 〈Portèe/〉는 “음악을 통해 건축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의 인체 비율을 염두에 두고, 비형식적인 십자가의 비대칭적인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위 사진과 같이 설치가 되었는데요. 감각적으로 구축된 이 작품은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와 함께 작업한 건축가이자 작곡가, 수학자인 이안니스 크세나키스(Iannis Xenakis, 1922-2001)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필립스 파빌리온(Philips Pavilion)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랩212는 수학, 건축, 음악을 통합한 작업 세계를 펼친 크세나키스에 대한 오마주를 선보인 것이지요.



(좌) KIKK 페스티벌 작업 스케치 ⓒ Lab212 / (우) 디뮤지엄 작업 스케치 ⓒ Lab212

이번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에서 선보이는 〈Portèe/〉는 이전에 설치되었던 작품과는 조금 다르게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디뮤지엄의 전시 공간에 맞춰 구조적 변화를 준 것인데요, 넓은 교회에서는 빛나는 줄이 사선으로 설치되었던 반면 디뮤지엄에서는 수직으로 내려와 줄의 간격이 보다 가깝게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시장에 방문해주시는 많은 관객이 함께 참여하고 연주할 수 있게 되었지요. 마지막으로, 조나단이 전하는 작품 감상법을 전달 드리며 이번 주 디스토리를 닫겠습니다. 다음 디스토리에서 만나요!



〈Portèe/〉, 전시 설치 전경 ⓒ D MUSEUM

1. 혼자서 연주하며 작곡을 시도해보세요
2. 다른 관객과 함께 연주하며 음악을 만들어보세요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즐겁게 연주해보세요. 실제 피아노 치는 방법을 알지 못해도
피아니스트가 되어 보는 경험에 행복을 느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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